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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8년만에 北 보낸 ‘귀한 과일’ 제주 귤… 김정은에 ‘한라산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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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일부터 이틀간 평양에 제주산 귤 200t을 보내는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꼬여버린 상황에서 남북 대화 기조만이라도 유지하자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9월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2t에 대한 답례로 제주 귤을 평양에 보내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북-미 대화의 모멘텀도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 5·24조치 이후 8년 만에 北에 간 제주 귤 

제주 귤 1차로 北 보내고 귀환 정부의 ‘대북 답례품’인 제주산 귤을 평양에 전달하고 돌아온 정부 관계자 등이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서호 대통령통일정책비서관(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 방북단은 오전 10시경 평양에 도착했다가 오후 1시경 귀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뉴스1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9월 20일 우리 화물수송기 편에 북한산 송이버섯을 보내왔고,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4000여 명에게 500g씩 나눠 줬다.



북으로 간 귤은 모두 10kg 상자 2만 개 분량. 상자당 귤 개수는 100개 내외여서 귤 200만 개 분량이고, 평양 시민(약 300만 명)의 3분의 2가 1개씩 먹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는 북한 식료품 및 농산품의 공급 등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으나, 북한으로 유입되는 식품에 대한 규정은 없어 이번 귤이 제재 위반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군 수송기(C-130) 4대를 제주∼평양 직항노선에 동시 투입시켰다. 11일 오전 귤을 싣고 평양을 다녀온 뒤 오후에 다시 평양에 다녀왔다. 12일에도 두 번 더 가서 총 4번 왕복한다. 


제주 귤이 공식적으로 북에 간 것은 8년 만이다. 제주도는 1998년부터 귤 북한 보내기 운동을 벌여 12년간 총 4만8328t을 보냈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5·24조치 이후에는 보내지 않았다. 북한에선 귤이 재배되지 않아 ‘귀한 과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