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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포스 남다른 北 경호원… “동포끼리 악수” 요청엔 미소 띠며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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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 남다른 北 경호원… “동포끼리 악수” 요청엔 미소 띠며 손사래 기사의 사진


육탄방어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호위하는 북측 경호원들은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잠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대외 노출을 꺼리고 취재진을 극도로 경계했다. 취재진의 질문과 악수 요청에도 묵묵부답과 엷은 미소로만 답했다.


25일 오전 7시10분쯤(현지시간) 멜리아 호텔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경호원 2명은 딱딱한 검은색 정장이 아닌 편안한 긴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한눈에 봐도 다부진 체격에 군살 하나 없는 날렵한 몸매로 최고지도자 김 위원장의 호위무사 느낌이 물씬 풍겼다. 경호원 2명 모두 180㎝ 정도의 키에 딱 벌어진 어깨, 까무잡잡한 피부, 날카로운 눈매 등에서 경호원의 포스를 내뿜었다.


북한 경호원들은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북한 경호원은 취재진의 카메라가 자신을 촬영하자 손으로 ‘X표’를 만들며 찍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취재진이 가까이 다가가 “수령님 내일 오십니까”라고 묻자 “모릅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음식은 어떤가” “좋은 아침이다” 등 이어진 말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북한 경호원들은 “같은 동포끼리 외국에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악수 한번 하자”는 요청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지만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이들은 남측 기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남측 기자들에게 “어디 소속 기자냐”고 묻고는 답변을 듣자 고개를 끄덕였다. 직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21층으로 알려진 경호원 객실로 돌아갔다.


객실로 올라갔던 북한 경호원 2명은 잠시 후 통역으로 추정되는 반팔 셔츠 차림의 남성 한 명을 대동해 다시 로비에 나타났다. 이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관여하는 베트남 정부 관계자 및 호텔 관계자와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북한 경호원들은 대화 내내 취재진 쪽을 주시하며 가리켰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지속적으로 본인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막고, 보안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요청을 호텔 측에 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호텔에선 취재진과 호텔 보안요원들 간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호텔 보안요원들은 1층 로비에서 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강하게 제지했다. 이어 호텔 관계자가 투숙객 명단을 들고 로비를 돌아다니며 호텔 투숙객인지 확인, 아닐 경우 밖으로 나가 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은 보안구역”이라며 “취재는 밖에 나가서 해 달라”고 했다. 다만 그는 북측 요청에 의해 기자들을 내보내는 것이냐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북한 경호원들은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머물며 시설을 둘러보고 경호 문제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리아 호텔은 김 위원장이 머물 곳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북한 경호원 100여명은 전날 고려항공 소속 수송기를 타고 하노이에 도착했다. 북한 경호원들은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V자 대형’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