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폴란드가 충돌하고 있다. 폴란드가 자국과 홀로코스트의 연관성을 배제한 법안을 가결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 법은 근거 없다.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역사를 바꿀 순 없으며 홀로코스트는 부정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자국 주재 폴란드 대사 직무 대행자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무부는 이번 법안이 "역사를 다시 쓰고 위조하려는 시도"라며 "유대인과 이스라엘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분노는 전날 폴란드 하원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언급할 때 폴란드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하면서 시작됐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 법안을 위반할 경우 벌금과 최대 징역 3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점령된 폴란드에서는 홀로코스트로 사망한 유대인 300만명을 포함해 6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폴란드 정부 관료들은 아우슈비츠 소용소를 언급할 때 '폴란드' 국명을 언급하지 말 것을 세계 언론들과 정치인들에게 요청해 왔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 법안이 역사에 대한 논의를 저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나아가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폴란드인들 중에서도 나치의 범죄를 도운 사람들이 있다"며 "모든 범죄는 규탄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이날 "홀로코스트가 이뤄지는 동안 독일이 폴란드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원과 관련한 역사적 진실을 흐릴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폴란드의 죽음의 수용소'라는 표현이 "역사적인 와전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반발을 반박했다.
그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는 폴란드 명칭이 아니며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Arbeit Macht Frei)는 문구도 폴란드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입구에 적힌 독일어 문구를 의미한다.
이어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아우슈비츠는 사악한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지구에서 지옥으로 가는지를 보여준 가장 쓰라린 교훈"이라며 "유대인과 폴란드인, 그리고 모든 희생자들은 독일 나치에 의해 살해된 이들에 대한 기억의 수호자들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인해 폴란드와 이스라엘의 국제 관계는 흔들릴 전망이다. 법안은 조만간 상원 표결에 부쳐지며, 가결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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