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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삼성전자 '액면분할' 통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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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額面分割]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일.

예를 들어 액면가액 5,000원짜리 1주를 둘로 나누어 2,500원짜리 2주로 만드는 경우이다. 이론적으로는 액면분할에 의하여 어떠한 캐피털 게인(자본이득)도 발생하지 않는다. 예컨대 액면가액 5,000원의 주식이 시장에서 1만 5,000원에 거래되는 경우, 액면가액 2,500원의 주식 2주로 액면분할한다면 그 주식의 시장가격도 7,500원으로 하향 조정되어 주주의 자본이득은 발생하지 않는다.


주식의 액면분할은 일반적으로 어떤 주식의 시장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경우 등에 이루어진다. 이런 경우에 액면분할을 함으로써 주당 가격을 낮추어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히 자본 이득이 발생하는 심리적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렸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지만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정부와 금융당국 정책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31일 삼성전자는 장중 공시를 통해 유통주식 수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액면분할은 기존 발행주식을 일정비율로 분할, 발행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의 1주당 가액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바뀌고 보통주식의 총수는 기존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이번 결정은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5월 16일이다.


사실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한국거래소의 숙원이었다. 최경수 이사장 시절부터 유가증권시장부 내 시장서비스팀(현 금융시장분석팀)이 전담해 지난 2015년부터 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애플의 예를 드는 등 상징적으로 먼저 나서주기를 바랐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 측은 이를 회피했다. 애플은 세계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이지만 여러 차례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 수준은 현재도 160달러선을 오가고 있다. 거래소는 아쉽지만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등 다른 고가주 액면분할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이날 너무나도 쉽게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결정을 밝히면서 거래소 측은 기뻐하면서도 배경이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260만원대인 삼성전자 주가가 10분의 1로 줄어들면서 투자자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늘리면서 수익성보다는 경쟁 위주로 변경됐다는 우려도 불식됐다는 설명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주당 250만원을 넘겨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 의지가 명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액면분할로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고가주 액면분할 바람이 다시 불면 개인투자자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전일 새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KRX300을 발표한 거래소도 다소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시장에 긍정적인 게 맞고 개인투자자가 코스피로 쏠린다던가 고가주 액변분할이 줄줄이 이어진다는 예상은 너무 앞서가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액면분할은 큰 이슈는 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B증권이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액면분할 공시일 당일 평균 주가가 3.78% 상승하고 이후 60일까지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은 기업내용에는 변화가 없고 거래단위만 변경하는 것이어서 오늘내일 정도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하락 때 매도물량이 늘어날 수 있어 주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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