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원장 "공정성 위해서…" 주간조선 보도 사흘 만에 물러나
오전까지 정면돌파 의지 보이다 靑 기류 듣고 오후에 전격 사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 사퇴했다. 최 원장의 사퇴는 그가 하나금융지주 사장이던 지난 2013년 대학 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특혜 채용되는 데 관여했다는 내용의 주간조선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이다.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대학 동기 아들의 특혜 채용 관여 의혹으로 12일 전격 사임했다. 작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최 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최 원장은 작년 9월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번 정부 들어 고위직 기관장이 불명예 퇴진한 건 처음이다. 최 원장은 금융연구원장 출신으로 최초의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었다. 최 원장 사퇴에 따라 금감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최 원장은 이날 사퇴 입장문에서 "본인은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 "당시 본인의 행위가 현재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금융권 채용 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최 원장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 9일부터 사실 관계를 다각도로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최 원장이 추천했던 대학 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채용되는 과정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본인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엄정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오후 들어 급반전됐다. 청와대 관계자가 최 원장에 대해 "관련 수석실에서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금감원 주변에서 "최 원장이 곧 사퇴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최 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임원진 회의를 열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금융 채용비리 잡던 금감원장, 자신의 채용비리 의혹에 사퇴
최 원장의 전격 사퇴에 금감원은 충격에 빠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 비리 연루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감원장이 먼저 물러나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한 조치"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이 은행 채용 비리를 겨냥해 휘두르던 칼에 본인이 베인 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 원장 사퇴에도 하나은행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 검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하나은행에 "2013년 채용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이날 해당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하나은행에 보냈다.
최 원장의 하나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최 원장과 하나은행 모두 의혹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거쳐야 국민 앞에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이 사퇴하면서 그동안 그와 정면 대결을 벌여온 하나금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지난 1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놓고 충돌했다. 당시 금감원이 "특혜 대출 등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니 회장 선출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하나금융은 이를 무시하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강행했다. 최 원장은 "그 사람들이 (금감원) 권위를 인정 안 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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