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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트럼프, 이라크 미군기지 첫 깜짝 방문…“시리아 철군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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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현지 시각)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이라크의 미군 기지를 깜짝 방문했다. 취임 2년여 만에 첫 방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발표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정당화하면서도 이라크 철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새벽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크리스마스를 백악관에서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오전 12시 6분쯤 워싱턴 DC 근처 앤드루스 공군 기지를 출발해 이라크로 향했다. 약 11시간 비행 후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 기지에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16분쯤 도착했다. 그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200여km 떨어진 이곳 기지에서 3시간쯤 머물며 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외국 전장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를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시리아·이라크 등 중동에서 미국이 참여하고 있는 전쟁을 전임 대통령들이 저지른 실수라고 비난하며 해외 미군 기지를 찾아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그의 일방적인 시리아 철군 결정 발표 이후 큰 논란이 인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물리쳤다는 이유를 들며 동맹국과 상의 없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시리아 철군에 반발해 지난 20일 사임했고 시리아 작전을 함께 펼쳐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도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행한 기자들에게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에 대해)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시리아에서의 미군 주둔은 결코 무제한적이거나 영구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아 대신 이라크가 IS와 싸우는 기지로 이용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IS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면 우리는 저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라크에서) 아주 빠르고 세게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직후 이라크에서 IS 소탕 작전을 이어가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프랑스 군은 시리아에 잔류하고 미군은 시리아에서 빠져나와 이라크에서 IS 격퇴 작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로이터는 미 국방부가 이라크에서 IS 특별전담팀을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리아와 이라크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Syria)와 이라크(Iraq). /구글 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장병과 대화하면서도 시리아 철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나는 처음부터 시리아에서 우리의 임무가 IS의 군사 거점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8년 전, 우리는 3개월만 그곳에 있겠다고 하고 갔지만, 결코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고 그걸(미군의 시리아 주둔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외국 문제에 개입하는 시대는 끝났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더는 세계의 경찰 노릇을 맡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까지 나가 있는데,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라크 미군 기지 방문 후 워싱턴 귀국 전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도 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