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면세점 점유율, 신라 26.8% 신세계 12.7%
범삼성가 사촌지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면세점 시장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이 일찌감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정유경 총괄사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두 살 터울의 사촌이다. 이부진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1970년생이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로 1972년생이다.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은 지난 2015년 이른바 ‘면세점 대전’으로 불린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대기업 신규면세점 사업자로 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두타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이 선정됐다.
이후 2016년 신규면세점 3차 선정에서도 두 사람은 라이벌 구도를 그렸다. 신세계면세점은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를 앞세워 강남 센트럴시티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다. 반면,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타워에 면세점을 유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2017년말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선정에선 이부진 사장이 승리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던 한화갤러리가가 사업권을 조기 반납하며 이뤄진 입찰에는 롯데, 호텔신라, 신세계DF 등이 참여했다. 신세계는 제안서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고 신라는 롯데를 꺾고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T2) 면세점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명품을 앞세운 정유경 총괄사장과 화장품·향수를 내세운 이부진 사장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이부진 사장에 맞서 정유경 사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개장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은 물론 점유율도 큰 폭으로 높였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국내 매출 ‘빅3 매장’에 이름을 올리며 올해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했다. /더팩트DB
관세청이 발표한 지난해 면세점지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각 기업들의 지점합산 점유율은 롯데 41.9%, 신라(HDC신라50% 포함) 26.8%, 신세계 12.7%를 기록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조834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급성장했다. 신세계 명동점에서만 1조3510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면서 롯데면세점 소공점, 신라면세점 서울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업계는 신세계면세점이 올해 3분기 센트럴시티점을 오픈한 후 시장점유율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쌓아온 유통 노하우는 물론 명품 유치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온라인 매출 부문에 공을 들이는 등 채널 다변화 전략도 전체 매출 신장 및 수익성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9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했다. 이번에 오픈한 인전국제공항 T2에서도 정 총괄사장은 저력을 보여줬다. 신세계면세점은 4300㎡ 규모로 럭셔리 패션 브랜드부터 명품 시계·주얼리, 잡화 등 170여개의 유명 브랜드를 엄선해 입점시켰다.
특히 럭셔리 대표 브랜드 샤넬을 3년 만에 인천공항으로 입점시켜 업계 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알루미늄 여행 가방으로 유명한 ‘리모와(RIMOWA)’와 인기 럭셔리 브랜드 ‘발렌티노(Valentino)’ 역시 국내 면세점에서 유일하게 입점했다. 오는 6월 에르메스도 입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면세점은 2016년 개장한 신규면세점(HDC신라·한화갤러리아·두타면세점) 중 최초로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를 입점 시킨 사업자가 됐다.
신세계가 롯데와 신라 양강 구도였던 면세점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가운데 이부진 사장 역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모두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다. /더팩트DB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4490억 원으로 전년 3조82억 원에서 14.65% 증가했다. 이 중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만 전년 대비 22.2% 증가한 2조12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공항점과 제주점 매출도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HDC신라면세점(50% 반영)이 성장한 효과를 더하면 3조8653억 원에 이른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2015년 선정된 신규면세점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면세점 업계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에서도 호실적을 올렸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T2에서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향수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간다. 특히 이번 T2 입점으로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모두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명품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부진 사장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을 직접 찾아갔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향후 롯데면세점이 반납하기로 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T1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하기로 했다.
인천국공항공사가 해지 승인 후 재입찰 공고를 내면 양사는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구역은 인천국제공항 T1 면세점 전체 면적 중 58%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2015년 매출 1조346억 원, 2016년 매출 1조1455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와 신세계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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