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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BMW 화재는 바이패스 밸브 SW 설정 바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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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에 발생한 BMW 차량 화재 원인은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회사 측이 주행 중에도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도록 전자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 설정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행 중 바이패스 밸브를 열면 엔진 온도는 더 올라가지만 연비가 좋아지고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 BMW가 그동안 화재 원인을 부품 결함이라고 주장해온 것과 달리 소프트웨어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소비자협회가 연 BMW 화재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협회 관계자가 리콜 대상 BMW 차의 바이패스 밸브(엔진룸으로 배기가스를 보내는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소비자협회가 연 BMW 화재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협회 관계자가 리콜 대상 BMW 차의 바이패스 밸브(엔진룸으로 배기가스를 보내는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소비자협회가 연 BMW 화재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협회 관계자가 리콜 대상 BMW 차의 바이패스 밸브(엔진룸으로 배기가스를 보내는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리콜 대상 BMW 차량의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한국소비자협회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MW가 '바이패스 밸브'가 주행 중에도 지나치게 자주 열리도록 ECU의 소프트웨어 설정을 바꾼 것이 화재 원인"이라고 밝혔다. 디젤 차량은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를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로 보내 냉각한 뒤 다시 엔진으로 보낸다. 그런데 EGR에 들어간 배기가스 중 일부는 냉각기(쿨러)를 거치지 않고 뜨거운 상태로 곧바로 엔진으로 들어간다. 이 양을 조절하는 것이 '바이패스 밸브'다. 바이패스 밸브는 시동을 건 직후 엔진 온도를 빠르게 올리기 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닫혀 있는 게 일반적이다.



소송지원단장을 맡은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BMW 차량 7대로 실험한 결과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은 주행 중 바이패스 밸브가 닫혀 있었지만, 리콜 대상 차량은 시속 140㎞에서 70㎞로 감속하면 바이패스 밸브가 25~65%까지 열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를 충족한 2015년 이후 모델에서 특히 많이 일어났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는 "밸브는 ECU에 의해 제어된다"며 "BMW 측이 엔진이 화재에 견딜 수 있는 선을 넘어설 정도로 ECU를 설정해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독일 본사에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으면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