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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세상

‘한달 뒤엔 주52시간’…우리 회사는 준비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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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시행


삼성·엘지, 선택적 근로시간제

한화케미칼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롯데는 생산직 추가고용 방침

올해부터 ‘주35시간’ 신세계

“노동시간 단축, 직원 삶의 질 개선”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한 달 여 앞둔 29일, 삼성전자가 재량근무제와 탄력근로시간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유연근무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대다수 기업들이 기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는 추세인데, 생산직 추가 고용 방침을 밝힌 곳도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지난 2월 말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7월부터 도입하기로 예정됐다.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무직에는 기존 주 단위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한 달 단위로 주당 최소 20시간 이상 근무하되, 나머지 근무시간은 노동자 ‘재량’에 맡기는 방식이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0시간을 넘지만 않으면 된다.


생산직은 에어컨 성수기 등 계절적 수요에 대비해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석 달을 기준으로 하고, 노동자와 사용자가 합의해 노동 일정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사무직에 도입되는 방식과 다르다. 석 달 평균 근로 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지 않아야 하고, 특정한 주와 날의 근로시간이 각각 64시간(52시간+연장근무 12시간)과 12시간을 넘을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등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계산 단위를 6개월이나 1년으로 확대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제도는 법 테두리 안에 있지만 노동자보다는 사용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기업에 지원하는 ‘일·가정 양립 환경개선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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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신제품 개발과 연구 직종에 대해서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노동시간 관리 등에서 완전히 재량을 주는 ‘재량근로제’를 도입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가 근로시간 등을 합의하게 한다. 이 제도는 연구직 뿐만 아니라 기자·프로듀서·디자이너 등 근로기준법(58조3항)상 허용 분야가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세 방안에 대해 곧 노동자 대표와 합의하고, 내부 설명회를 거쳐 7월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쪽 시행 방안에 대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삼성전자가 노동시간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존 노동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현행 법 내에서 가능한 제도를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아 노무사는 "재량근로제는 업무지시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실제 현실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가 밝힌 것만 봐서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52시간을 맞추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구체적인 내용과 효과가 우리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롯데와 한화케미칼 등도 이날 노동시간 단축 대응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일찌감치 피시(PC) 오프제 등을 도입한 롯데는 생산직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여름철 판매가 집중되는 빙과 등 업종에서는 교대조 개편이나 생산직 추가고용 등을 검토하고, 롯데푸드도 5~8월 극성수기에 대비해 현장 제조 노동자를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은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포함된 ‘인타임 패키지’ 도입 계획을 밝혔다. 2주 8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 근무를 한다. 예컨대, 주말 부부인 직원은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한 뒤 일찍 퇴근하고 2주 안에 본인이 원하는 날 초과 근무를 통해 주 40시간을 채우면 된다.


엘지전자는 지난 2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사무직 직원들이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범운영하고 있고, 기능직은 52시간 근무제를 전 생산라인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달 초부터 본사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이외 시간 근무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도 시행 전에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집중근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개인적 용무를 근무 시간에서 제외하는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일찌감치 주 35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한 신세계그룹은 임직원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사내 피트니스 이용 임직원 수가 지난해 하루 150명 수준에서 2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고, 사내 어린이집 하원 시간도 지난해 12월까지는 정원의 20% 가량이 오후 7시까지 남아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6시 이전에 전부 퇴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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